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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간이면 이생망? 전혀!생존을 위한 현실분석 2025. 11. 22. 22:25
KAIST 실패연구소의2024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한 번의 실패로도 낙오자로 인식된다는 응답이 58.2%,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63.3%였다.
여기서 말하는 실패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뜻한 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왜 뜻을 ‘한 번만’ 이루지 못해도 곧 낙오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그 ‘뜻한 바’는 과연 무엇이기에 이토록 스스로에게 무거운 짐을 지울까?
입신양명의 신화
유교적 전통사회에서 입신양명은 곧 성공의 기준이었다. 그 사상은 현대화된 지금도 여전히 사회 깊숙이 남아 있다. 오히려 1970~90년대의 “하면 된다”는 산업화 신화와 결합하면서, 빨리빨리 무언가를 가시적으로 성취해야 한다는 정신자세야말로 인생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신앙처럼 더욱더 굳건히 굳어졌다. 여기에 21세기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더해지며, 평범함은 못남으로, 출세하지 못함은 게으름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노력하라, 더 노력하라. 될 때까지 노력하라!
실패를 했다해도 망연자실할 시간조차 없다. 지체 없이 일어나 그 실패로부터 교훈을 즉시 배워야 한다. 이를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성장과 혁신을 보여야 한다. 당장!
가혹하다. 그런데 이것이 낙오자와 아닌자를 가르는 기준이 돼 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잠시라도 삐끗하는 순간 그 사람은 멍청한 자, 게으른 자, 더 나아가 사회의 짐으로 취급된다. 과거에는 뒤에서만 수군거렸으나 지금은 인터넷의 익명성 속에서 서로를 민폐요 낙오자라고 부른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청년세대의 삼분의 이가 실패를 경험할 때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으로 나의 비범함을 타인에게 증명해야하는 가?
문제는 먹고살기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의 창업관련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은 전체 65%가 '생계 목적'으로 창업을 시작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아실현을 위해라는 대답은 그 절반에 (32%) 그쳤다. 한국청년재단이 2023년 청년정책·이슈 톺아보기’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자리(69.5 %), 주거(66.7 %), 복지(47.8 %) 순으로 나왔다. 두 조사 모두 한국인에게는 생계꾸리기 즉, 곧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삶의 중심가치임을 알려준다.
당신은 잘 먹고 잘 살고 계신가? 그렇다면 여기서 읽기를 멈추셔도 된다. 아니라면 조금 더 파고들어 보자.
먹고사는 것, 별로 거창한 목표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매일매일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힘들고 벅차다. 솔직히, 내가 내가 아니고 싶다. 당신이 자연계의 동물이라고 상상해 보자. 무엇이 되고 싶은 가? 기왕이면 멋진 걸로 고르자. 사자? 호랑이? 독수리?
세렝게티 공원에 사는 사자의 사냥 성공률은 25-30 % 정도라고 한다. 덩치가 커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데다 모두가 사자를 두려워하고 조심하기 때문에 사냥에 매우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덩치가 사자보다도 더 큰호랑이는 야밤에, 혼자서 사냥하기 때문에 겨우 5-10 %만 성공한다고 한다. 독수리의 급강하 공격 성공률도 겨우 10-20 % 언저리이다. 이번에는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기류나 바람에 삐끗하기 쉽기 때문이란다. 잡아도 잡아도 나타나는 집쥐는 어떨까? 먹을 것이 도처에 널려 있는 아파트에 사는 쥐들의 먹이 찾기 성공률은? 이 역시, 인간과 고양이의 존재 때문에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나만, 우리만 못난 게 절대 아니다.
평범함은 망함의 증거?
자연계에서 평범하다는 건 무엇일까? 생물학에서는 평범한, 가장 흔한 개체를 정확히 정의하는 단어가 있다. 야생형, 영어로는 와일드타입 (wild type) 이다. 이들은 왜 흔할까? 너무 흔하니까 그들은 승자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해다. 그들이 흔한 이유는, 천재지변 같은 예외적 사건이 없는 한, 지금 이 환경에서 가장 잘 살아남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즉,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의 결과 살아남은 “적자 (the fittest)”라는 뜻이다. 성공적으로 살아남고 자손을 많이 퍼뜨리다 보니, 우리 눈에 흔한, 보통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당신이 뻔한 인간, 누가 봐도 곧 잊혀질 인간이라면 당신은 인간이란 종의 표준형, 즉 야생형 (와일드타입)이다. 지금의 인간 사회에 가장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적자라는 뜻이다. 물론 자연은 늘 변한다. 오늘의 생존 방식이 내일도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현재에 적응하며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와일드타입이다. 사람들 속에 섞여, 모난데 없이 튀어나오는 데 없이 둥글둥글 살아가는 당신은 적자이고 승자이다. 뿌듯하지 않은가? 불세출의 천재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돌연변이.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독보적으로 돋보여야만 성공이라는 건 절대 보편적 진리가 아니다.
성공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상위 1%만한다는 행동. 이런 거 가르쳐준다는 소셜미디어들. 따라 하라는 책들. 그런 것도 다 필요 없다.
우리는 우리로 살면 된다.
보통이야말로 위대하다.

승자라서 보통이다. photo by Henry Be unsplash '생존을 위한 현실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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